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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자의 취미

만두 안 사먹는다: 미리 만들어서 냉동해서 저장함

'요리를 <잘> 하게 생긴 여자'라는게 따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라는 흔한 소개팅 질문에 "요리해먹는 거요" 라고 대답하면  종종 "의외시네요..." 라며 쾌재를 부르고 싶어하는 입꼬리와 의심의 끈을 붙드는듯 안경너머 한쪽 눈썹이 올라간 남성분들이 기억난다.

 

까탈스러워 보이는 차가운 도시 여자님께서 손에 물을 묻힐리 없다는 소개팅남의 <합리적 의심>이거나 소개팅녀의 '여성성'을 어필하려는 애절한 30대 여성의 <셀프 프로모션>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섞인 반응이리라... 

 

사실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약 6년간 해온 나는 한식에 대한 처절한 그리움과 창렬한 현지 외식비를 감당하기 싫음 그리고 25,000원의 창렬스러운 순댓국 한 그릇임에도 낮은 퀄리티의 현지 한식당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 맛이 아니잖아!! (분노)"  스스로 장을 보며 재료에 대한 이해를 시작했고 다양한 조리법을 테스팅의 시행착오를 통해 그리운 <한국의 맛>을 재현해낸 이력이 있다.

 

뭐 나열해보자면 연포탕, 수육, 찜닭, 해물탕 같은 한식들이다. 아, 배추 김치도 만들어봤다! 멸치랑 비슷한 작은 생선 절여서 젓갈부터 만들다가 뒤질뻔했지만

 

물론 다른 음식도 만든다 :D

 

밀푀유 나베 (주의: 술꾼이 아님)

먹고 싶은 고향의 맛을 위해 시작한 '취미 요리'는 업무 스트레스와 타지의 외로운 나의 삶을 고맙게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끌었고 사람을 깊이 좋아하지 않는 천성의 '히키 + 아싸' 나님을 보다 소셜한 사람으로 성공적으로 포장해줘 타지생활을 '하프 인싸'로 만들어준 은인과도 같은 고마운 취미였다. 

 

재료를 고르는 과정에서 알게되는 각 재료의 고유 특성과 여러 재료들이 어울러져 하나의 하모니를 이룰 수 있게 맛과 영양을 구성하는 과정은 미지의 탐구 세계로 나를 인도해서 무료한 삶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했다.

찌거나, 볶거나, 다지거나, 튀기거나 등 여러 조리과정과 맛깔지게! 예쁘게! 풍성하게! 등 플레이팅은 인내심과 창의력을 선사했다. 물론 이 중 최고는 완성된 음식을 보고 맛보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마음깊은 뿌듯함이 제일이다.

 

당시 지지부진한 회사 프로젝트는 나에게 번아웃과 의욕상실을 가져왔다면, 요리는 조리 과정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했고, '맛있는 요리'라는 결과를 즉각적인 보여줬다. 여기에 화룡정점으로 만든 요리를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그 순간은 삶의 충만함까지 때때로 느끼게 해줬으니 뭐 말 다한거라 생각이 든다. 아, 물론 동양여자가 만든 코리안 밥상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그들의 곁을 기꺼이 내줬다. 역시 인간은 먹으면서 친해지는게 맞더라 

 

 

각설하고 -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신부감 혹은 바람직한 어머니상으로 대표되는 '여성성'은 요리를 좋아하거나 잘 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안타깝게도 본인의 복지와 안녕을 우선시 하는 아직 이기적인 여성 여기 한 명은 자신의 이기심으로 업(業)으로부터 오는 매너리즘과 번아웃을 극복했고 흑화하기 전 히키에서 하프 인싸가 됐다.

 

이러한 경력을 자양분 삼아 남성들의 호감까지 어부지리로 얻으니 여성의 이기심은 오늘도 세상과 그 자신을 윤택하게 하는것 아닐까?  

코시국의 혼밥;